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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신앙/성경이야기

무화과나무

2016. 2. 10.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열매(창 2:17)를 먹은 후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이 그동안 '알몸'으로 지냈다는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알몸이면서도 전혀 부끄러운 줄을 몰랐지만(창 2:25), 금단의 열매를 먹은 후에 비로소 수치심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창 3:7).

아담과 하와는 벗은 몸을 가리기 위해 한 나무의 잎을 엮어 치마를 만들었는데, 이 나무가 바로 무화과fig입니다(창 3:7). 무화과나무의 열매는 달고 맛이 있기 때문에(삿 9:11) 식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삼상 30:12 ; 왕하 18:31 ; 잠 27:18 etc.), 약으로도 이용되었습니다(왕하 20:7). 무화과나무는 포도나무와 더불어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나무(민 13:23 ; 신 8:8)로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상징합니다(왕상 4:25 ; 사 36:16 ; 미 4:4 ; 슥 3:10). 반면에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없다는 것은 곧 재앙을 의미했습니다(렘 8:13 ; 욜 1:12 ; 미 7:1).

© Photo by Yeum

성경에 무화과나무에 얽힌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루살렘 근교에 베다니라는 한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오셨다가 성전을 둘러보시고 날이 저물어서 베다니로 가시어 하룻밤을 묵으셨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다시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신 예수님께서는 시장하셨던 차에 길가에 있는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열매가 있을까 하여 그리로 가셨습니다. 하지만 잎사귀 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무화과 철(time)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막 11:11-13). 보통 무화과는 봄에 잎사귀를 내면서 열매를 맺기 시작하여 여름이 되면 잎사귀가 무성해고(마 24:32) 열매가 어느 정도 익게 됩니다. 그런데 이 무화과나무는 여름도 되기 전에 잎이 무성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그 나무에서 덜 익은 열매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아무 것도 얻지 못하신 예수님께서는 열매 없이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향하여 '이제부터 영원히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먹지 못하리라'고 저주하셨고, 무화과나무는 곧 말라버렸습니다(마 21:19 ; 막 11:21).

이 사건은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처럼 겉으로는 자신의 경건을 자랑하면서도 실제로는 신앙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습니다(마 3:10 ; 눅 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