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목회칼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2022. 7. 28.

여호와의 동산 같았던 소돔과 고모라(창 13:10). 하지만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죄악으로 곪아 터지기 직전이었다.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부르짖음이 크고 그 죄악이 심히 무겁다"고 할 정도로 소돔과 고모라 사람들은 큰 죄를 짓고 있었다(창 18:20).

하나님께서는 그런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기로 작정하시고 그 사실을 아브라함에게 알려주셨다(창 18:17). 아브라함은 그곳에 있는 조카 롯이 걱정되어 하나님께 여쭈었다. "주께서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하려 하시나이까" 의인이 악인과 함께 죽임을 당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은가. 의인이 악인처럼 취급받는 것이 과연 옳은가. 아브라함은 롯을 포함해 소돔과 고모라에 의로운 자들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으며 그들이 악인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공의롭지 못한 일이라 여겼다. 아브라함은 이러한 사실을 어필하면서 하나님께 물었다. "그 성 중에 의인 오십 명이 있을지라도 주께서 그곳을 멸하시고 그 오십 의인을 위하여 용서하지 아니하시리이까"(창 18:24)

아브라함은 소돔에 의로운 사람 오십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열 명까지 낮아졌지만, 그마저도 없어서 결국 소돔과 고모라는 파멸을 맞이하게 되었다. 의인 열 명이 없어서 멸망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의인 한 사람이 없어서 멸망당한 도시가 있다!

Destruction of the Temple in Jerusalem by Francesco Hayez(1867). via Wikimedia Commons.

구약의 선지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 특히 지도자들을 향해 입을 열 때마 공의를 외쳤다(암 5:7 etc.). 그만큼 이스라엘은 전혀 공의롭지 못했다.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뇌물과 선물 받기를 좋아하고 돈 없고 힘없는 고아나 과부의 송사는 아예 받아 주지도 않았다. 그들은 정의와 공의를 멀리한 채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을 탐했다(사 1:23). 지도자들이 그러니 백성들은 말해 무엇하랴.

하나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을 소돔의 관원들과 고모의 백성들이라고 하셨다(사 1:10). 그들이 이런 소리를 들은 것은 예배를 게을리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안식일과 절기들에 모이는데 힘썼고 많은 제물을 드렸으며 기도에 열심이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 책망을 들어야만 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악을 행했기 때문이다(사 1:13).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모라와 소돔이 멸망한 이유가 동성애 때문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답이라고 할 수도 없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원인이 동성애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에스겔 선지자는 소돔의 죄악을 이렇게 언급한다. "네 아우 소돔의 죄악은 이러하니 그와 그의 딸들에게 교만함과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이 있음이며 또 그가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도와주지 아니하며 거만하여 가증한 일을 내 앞에서 행하였음이라"(겔 16:49-50) 먹을 것이 많고 아무 걱정 없이 태평세월을 누리게 되자 마음이 교만하여 가난하고 불쌍한 자를 도와주지 않았고 거만하여 더러운 일을 행했다는 것이다(현대인의 성경). '가증한 짓'이란 동성애를 말하는 것이리라(레 18:22 ; 벧후 2:7-8 ; 유 7).

그런데 이스라엘의 죄는 소돔과 고모라보다 더했다. 겔 16:47 말씀을 보자. "네가 그들의 행위대로만 행하지 아니하며 그 가증한 대로만 행하지 아니하고 그것을 적게 여겨서 네 모든 행위가 그보다 더욱 부패하였도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하나님께서 예루살렘 주민들을 향하여 "공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내가 이 성읍을 용서하리라"고 할 정도로 타락해 있었다(렘 5:1).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열 명이 없어서 망했는데, 예루살렘은 의인 한 명이 없어서 멸망을 당할 정도로 이스라엘의 죄악은 소돔과 고모라보다 더 심각했던 것이다(겔 16:47).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시는 것은 동성애뿐만이 아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동성애보다 더 가증히 여기시는 것이 우상숭배다(신 7:26 : 13:12-16 ; 롬 1:23, 25). 흠이 있는 제물 혹은 그것을 드리는 행위(신 17:1), 불공정한 거래(신 25:15 ; 미 6:10, 11) 등도 모두 하나님께는 가증스러운 죄이다. 이스라엘이 멸망한 것은 동성애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시는 불법을 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스라엘을 하나님께서는 소돔과 고모라보다 더 부패하다고 책망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동성애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때론 격하게 반응하면서도 하나님께서 불법적으로 여기는 행동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잠언 기자는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것이 제사드리는 것보다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한다고 했다(잠 21:3).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게 아니다. 수천 마리의 양이나 수만의 강물 같은 기름이 아니라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고, 겸손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다(미 6:8). 

사실 이런 삶이 쉽지는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수천 마리의 양을 드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삶이고,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인 것을. 소금이 좋은 것이나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땅에도 거름에도 아무 데도 쓸모가 없어 밖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다(마 5:13 ; 눅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