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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신앙/성경이야기

세례 요한

2016. 2. 10.

헤롯(King Herod the Great)이 유대의 왕으로 있을 때 사가랴란 제사장이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 엘리사벳역시 제사장 가문의 여자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친족관계였습니다(눅 1:36). 두 사람은 하나님 앞에 의인이라 불릴 정도로 매우 경건한 사람들이었는데, 나이가 많도록 자식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사가랴가 자기 조(組, Course)의 차례가 되어 성전에 들어가 분향[각주:1]하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때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그에게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 이름을 요한(Ἰωάνης [요안네스])이라 부르라'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자 사가랴는 천사의 지시대로 그 이름을 요한이라고 지었습니다(눅 1:63). 요한이란 '여호와는 은혜로우시다'는 뜻으로, 성경에는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여럿 나옵니다. 사가랴의 아들 요한을 비롯해 사도 요한(마 4:21), 베드로의 아버지 요한[각주:2](요 1:42), 마가라 하는 요한(행 12:12) 등등. 특별히 사가랴의 아들 요한을 가리켜 '세례 요한'이라 부르는데, 이는 그가 죄 사함을 위한 '회개의 세례'(막 1:4 ; 눅 3:3 ; 행 13:24 ; 19:4)를 베풀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한이란 이름 앞에 세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그를 성경에 등장하는 다른 요한들과 구별하기 위함입니다.

Anton Raphael Mengs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요한은 백성들 앞에 나타나는 날까지 광야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었으며, 메뚜기와 석청(wild honey)을 음식으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구약의 엘리야를 연상시키는데(왕하 1:8 ; 눅 9:8), 실제로 그는 엘리야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마 11:14 ; 17:11-13). 그러나 그는 엘리야가 아니었습니다(요 1:21). 사람들 중에는 요한을 그리스도(Χριστός [크리스토스])[각주:3]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이 있었지만(눅 3:15), 그는 그리스도가 아니라(요 1:20) 선지자 이사야의 말[각주:4]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였습니다(마 3:3 ; 요 1:23). 그러니까 요한은 메시아이신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한 선구자였던 것입니다(눅 1:76 ; 7:27).[각주:5]

요한은 사역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당시 갈릴리의 분봉왕이었던 헤롯 안디바(Herod Antipas)(눅 3:1)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는데, 그 과정은 이렇습니다. 헤롯 안디바는 아라비아 왕 아레다(Aretas Ⅳ ; 고후 11:32)의 딸과 결혼을 했으나 이복동생 빌립(Herod PhilipⅠ)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또 다시 결혼을 합니다(마 14:3 ; 막 6:17). 이 일로 세례 요한이 책망을 하자(막 6:18) 그를 옥에 가두었다가(막 6:17) 자신의 생일에 헤로디아의 딸[각주:6]의 요청에 따라 참형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막 6:20-29). 예수님께서는 이 안디바를 여우(fox)라고 부르셨고(눅 13:32), 요한을 가리켜서는 '선지자보다 더 위대한 인물'(마 11:9)이며, '여자가 낳은 자 중에 가장 큰 사람'(마 11:11)이라고 하셨습니다.

  1. 출 30:7, 8 참조. [본문으로]
  2. 요나(마 16:17). [본문으로]
  3. '기름부음 받은 자'란 뜻으로 히브리어 메시아(מָשִׁיחַ [마쉬아흐])와 같은 의미. [본문으로]
  4. 사 40:3 참조. [본문으로]
  5. 말 3:1 참조. [본문으로]
  6. 헤로디아가 빌립(Herod PhilipⅠ)과의 사이에서 난 딸로 살로메(Salome).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