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신앙/성경이야기

성경의 동물 : 닭

2019. 11. 17.

한글성경에 닭이 처음 등장하는 곳은 느헤미야서입니다. 느헤미야서는 바사 왕 아닥사스다의 술 관원(1:11)으로 있던 느헤미야가 유다 총독(5:14 ; 8:9)으로 예루살렘에 귀환 후 무너진 성을 재건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식사 때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는데, 그들을 위해 매일 소 한 마리와 살진 양 여섯 마리를 잡았으며, 도 많이 준비했습니다(5:17, 18). 여기서 닭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칩포르(צִפּוֹר)'는 일반적으로 날짐승을 의미하는데(7:14 ; 4:17 ; 8:8), 특히 참새(84:3 ; 102:7 ; 26:2)처럼 몸집이 작은 새를 가리킵니다. 반면에 닭은 몸집이 비교적 큰 새입니다. 그렇다면 느헤미야의 식탁에 오른 것은 닭이 아니라 참새처럼 몸집이 작은 새일 수도 있습니다.

Photo by  Daniel Tuttle  on  Unsplash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닭은 새벽의 도래를 알리는 전령으로 알려져 있는데[각주:1] 예수님께서는 이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베드로가 자신을 세 번 부인할 것을 예언하셨습니다(26:34 ; 14:30). 베드로는 '내가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주님을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지만(26:35 ; 14:31) 그 확신은 얼마 가지 못해 깨지고 말았습니다. 베드로가 세 번째 예수님을 부인했을 때 닭이 울었고 그때 베드로는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습니다(22:61). 그 순간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난 베드로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도 예수님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장담했던 베드로였건만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스승인 예수님을 저주까지 하며 모른다고 부인했으니 자신이 원망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심히 통곡했습니다(26:75 ; 14:72 ; 22:62).

유대인의 명절인 '욤키푸르(Yom Kippur, 대속죄일)'에 앞서 행해지는 '카파롯(Kaparot)'[각주:2] 의식 때는 닭을 대속 제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각주:3]

  1. 류모세, 「열린다성경 : 동물이야기」 (서울 : 두란노, 2012), p. 227. [본문으로]
  2. 10세기 바벨론에서 시작된 민간 풍습. Ibid., p. 229. [본문으로]
  3. ibid.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