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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음TV/주일예배설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2022.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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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기 16장 9절 ~ 12절 [개역개정]
9 일곱 주를 셀지니 곡식에 낫을 대는 첫 날부터 일곱 주를 세어
10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을 지키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네 힘을 헤아려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고
11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있는 레위인과 및 너희 중에 있는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할지니라
12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 규례를 지켜 행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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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매년 지켜야 할 절기들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절기들이 있고, 사람들이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정한 절기들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절기들을 가리켜 '여호와의 절기들'이라고 합니다(레 23:2). 그 중에서 세 절기, 곧 무교절과 맥추절 그리고 수장절(출 23:14-17 ; 신 16:16 ; 대하 8:13)에는 성전에 모여야만 했습니다. 그러면 맥추절의 의미는 무엇이고 오늘날 교회에서 왜 맥추감사절을 지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맥추(麥秋)는 한자어로 '보리 추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절기 중에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가 있습니다. 음력 4월에 있는 절기인데, 이를 보리와 관련해서 맥량 혹은 맥추라 부르기도 합니다. 맥량(麥涼)은 보리가 익을 무렵의 약간 서늘한 날씨라는 뜻이고, 맥추는 보리를 수확할 때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개역성경에서 맥추절이라고 번역한 절기는 보리가 아니라 밀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일년 중 제일 먼저 수확하는 곡물은 보리입니다. 10-11월경에 보리를 파종해서 이듬해 3-4월경에 첫 수확을 했습니다. 이때가 유대력으로 니산월이며 아빕월이라고도 하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달이기도 합니다(출 13:4). 유월절로 시작하는 무교절이 이 달에 있습니다. 무교절 기간 동안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인 무교병을 먹었는데 이 빵은 보리로 만들었습니다. 흉년으로 인해 모압으로 떠났던 나오미가 며느리 룻과 함께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온 시기가 바로 보리 추수를 시작할 때였습니다(룻 1:22). 보리를 추수할 때는 먼저 첫 이삭 한 단을 하나님께 드려야 했으며, 이 날을 초실절 즉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절기로 지켰습니다.

첫 곡식단은 무교절 기간 중에 있는 안식일 다음 날에 요제로 드려졌습니다. 요제란 예물을 앞뒤로 흔들어 바치는 의식으로 제사의 종류가 아니라 제사의 방식입니다. 이 날로부터 칠주 후(레 23:15)에 새 곡식으로 소제를 드렸는데, 이 절기가 바로 칠칠절이라고 하는 맥추절입니다(출 23:6 ; 34:22 ; 민 28:26 ; 신 16:10). 이 때 드리는 곡식은 보리가 아닌 밀입니다.

보리의 첫 수확 후 칠 주가 지나 밀을 수확했고 그 첫 열매를 소제로 드렸는데 이를 개역성경은 '맥추의 초실절'이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히브리어는 '밀 수확의 첫 열매'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보리의 첫 단을 드린 날로부터 오십 일째 되는 날에 지키는 절기(레 23:16)라고 해서 신약에서는 오순절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맥추절과 칠칠절, 오순절은 다 같은 절기입니다.

밀을 한자로 작은 보리라는 뜻의 소맥(小麥)이라고 하니 넓은 의미에서 밀의 수확을 맥추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밀이냐 보리냐가 아니라 왜 절기를 지켜야 하는가 그 이유 혹은 목적에 있습니다.

맥추절을 지키는 이유는 한 마디로 감사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시고 사십 년의 광야 여정을 지키시며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고 감사하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 이후 약 40년간 광야생활을 했습니다. 광야는 사막과 비슷한 곳으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부적합합니다. 먹을 것을 비롯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가 없는 곳이 광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40년간의 광야 생활 동안 불편하기는 했지만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셨고(출 16:35), 해어진 옷이나 떨어진 신발을 신지 않도록 해주셨기 때문입니다(신 8:4 ; 29:5).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동안 광야에서 주식으로 삼았던 것은 '만나'였습니다(출 16:13-20). 만나는 몇몇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주신 양식이었습니다(출 16:31). 그래서 이 만나를 '하늘의 양식'이라고 했습니다(시 78:24). 하나님께서는 만나 한 오멜 약 이 리터를 항아리에 담아 대대로 간수하라고 하셨습니다(출 16:32). 이는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고 항상 기억케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를 주신 이유를 설명하셨는데, 그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신 8:3). 즉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원하시기만 하면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특별한 방법으로도 사람을 먹이실 수 있다는 것을 만나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만나는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그 땅의 곡식을 먹은 다음날부터 더 이상 내리지 않았습니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요단 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한 때는 '곡식 거두는 시기' 즉 보리를 추수할 때였습니다(수 3:15). 요단 강을 건넌 날은 첫째 달 곧 니산월[아빕월] 십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40년 전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에 사용할 어린 양을 준비한 날이었습니다(출 12:3). 그 달 십사일 저녁에 이스라엘 백성은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을 지켰고 이튿날에 그 땅의 소산물로 무교병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에 만나가 그쳤는데 그 후로 이스라엘 백성은 더 이상 만나를 얻지 못하고 그 해부터 가나안 땅에서 나는 양식을 먹었습니다(수 5:12).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생활을 할 동안에는 먹을 것을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만나를 주어 먹게 하셨지만 이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는 그 땅의 곡식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만나가 필요 없게 된 것입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그곳에서 땀 흘려 농사를 지으며, 가축을 길러야 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밭에 씨를 뿌려 수확한 곡식과 과일의 첫 열매 중 가장 좋은 것을 하나님께 드려야 했는데, 이것이 바로 무교절[초실절]이고 맥추절이고 수장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에서 고통 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광야에서의 40년 동안을 먹이셨고, 그들이 경작할 땅을 주시어 곡식을 얻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따라서 맥추절을 비롯해 무교절과 수장절은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과거와 현재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그리고 이 날에 지켜야할 두 가지 규례가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 대로 자원하는 예물을 드려야 합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을 지키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네 힘을 헤아려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고"(16:10) 이는 맥추절뿐만 아니라 무교절과 수장절에도 해당이 됩니다(신 6:17). 오늘날로 얘기하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 만큼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헌금을 드리라는 것입니다. 이는 헌금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은바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함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실제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바로 자원하여 드리는 예물입니다. 아까운 마음으로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자원하여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예물을 드리는 자를 사랑하십니다(고후 9:7).

그리고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라고 했습니다. “너의 가운데 모든 남자는 일 년에 세 번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를 뵈옵되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고”(16:16) '빈손'이라는 말에는 '쓸데없이', 혹은 '헛되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아무런 의미 없이 하나님께 나오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절기의 형식에만 치우치지 말고 그 절기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편 기자는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고 했습니다(시 50:23). 종교적인 열심이 있어도 감사가 없으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배는 삶 속에서도 드려져야 합니다. 그것을 바울은 '영적 예배'라고 했습니다(롬 12:1). 우리의 삶이 감사의 삶이 될 때 그것이 곧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입니다(고전 6:20).

둘째, 가족뿐만 아니라 노비와 성중에 거주하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와 함께 즐거워해야 합니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노예로 생활을 했습니다. 즐거움이 없는 고달픈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의 은혜로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노예가 아닌 자유인으로 다른 사람의 소유가 아닌 자기 기업에서 수확을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농산물의 수확을 거두고, 어떤 사람은 축산물의 수확을 얻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비와 객과 고아와 과부가 그들입니다. 그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여전히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기쁨과 감사의 절기 맥추절에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때를 기억하며 가난한 자들과 함께 수확의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라는 것입니다(신 16:12).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해방시켜 주셨던 하나님께서는 죄의 노예로 살아가던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롬 6:6 ; 갈 1:4).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한 자들은 죄로부터 해방되어 구원을 얻게 됩니다(롬 6:18, 22). 또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와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된 것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이 죄악 된 세상을 떠나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지키는 맥추감사절에는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말고 감사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롬 3:24 ; 엡 2:5).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지키라고 정해주신 '여호와의 절기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역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월절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관련이 있고(고전 5:7) 보리의 첫 이삭 한 단을 하나님께 드리는 초실절은 그리스도의 부활(고전 15:20) 그리고 밀의 첫 열매를 소제로 드리는 맥추절은 성령 강림과 관련이 있는 절기입니다. 정리하자면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어린 양(요 1:29 ; 고전 5:7)으로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었다가 삼일 만인 무교절 기간의 안식일 이튿날 곧 초실절에 부활하심으로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마 28:28 ; 눅 24:1 ; 요 20;1). 그리고 사십일 동안 이 땅에 계시다가(행 1:3) 승천하셨는데(행 1:11), 이로부터 십일 째 되는 날 칠칠절인 오순절에 성령께서 강림하셨습니다. 교회에서는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부활절 후 칠 주째 되는 주일을 성령강림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유대교에서는 오순절을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날로 여기며, 이 날을 그들의 종교 탄생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기독교 역시 이 날을 교회의 탄생일로 보고 있는데 성령이 예루살렘 한 집에 모여 기도하던 백 이십명의 제자들(행 1:15)에게 강림하심으로 교회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행 2:1-4). 그러므로 맥추절은 '교회의 탄생일'입니다. 물론 교회는 구약 시대부터 이미 있어왔습니다(행 7:38). 다만 교회의 실제적인 모습이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에 타나난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성령강림을 기념하는 절기를 따로 지키고 있으니 맥추절을 계승하여 매년 칠월 첫째 주일을 맥추감사절 혹은 맥추감사주일로 지키는 것은 성령강림이나 교회의 탄생을 기념하는 의미보다는 전반기 동안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기 위함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이 매년 지켜야 했던 맥추절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축제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맥추절은 비록 시대가 다르고 문화와 환경이 다르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동일한 방식과 같은 날짜에 지켜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지킬 수도 없고 지킬 필요도 없습니다(골 2:17). 또 굳이 맥추라는 말을 넣어서 맥이 보리냐 밀이냐 따지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예물은 헌물이 아닌 헌금으로 드릴 것이고 이름은 시대에 따라 달리 부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잊지 않고 그 은혜에 감사하는 절기가 되어야 합니다.

사실 감사는 특정한 날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의 삶 속에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에서 지키는 절기뿐만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