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강해 :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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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8장 1절 ~ 4절[개역개정]
1 그 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
2 예수께서 한 어린 아이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3 이르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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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으로 가실 때 제자들은 길에서 논쟁을 벌였습니다. '누가 가장 크냐'는 서열에 관한 논쟁이었습니다(막 9:34). 이러한 논쟁은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눅 22:24). 가버나움에 도착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무슨 일로 논쟁을 벌였느냐"고 물으셨지만 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무슨 일로 논쟁을 했는지 알고 계셨습니다(눅 9:47). 그럼에도 이유를 물으신 것은 단순히 그 사실을 확인하시기 위함이 아니라 제자들의 잘못된 욕망을 지적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제자들은 대답 대신 질문을 했습니다. "천국에서는 누가 가장 큰 자입니까". 이러한 질문은 제자들이 천국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천국을 단지 과거 화려했던 다윗 왕국과 같은 나라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왕국이 세워지면 제자들은 분명 한 자리씩 차지하게 될 것이고 그때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앉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투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예수님은 자신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고 그 말씀에 관해 묻는 것조차 두려워했습니다(막 9:32). 높은 자리에 앉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왜 죽으셔야 하는지, 제 삼일에 살아나신다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깨닫지 못했지만 그 말씀에 관해 예수님께 물을 수도 없었습니다. 누가 크냐는 문제로 다투는 자신들의 모습이 부끄럽기도 했고, 또 전에 베드로가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항변하다가 크게 책망받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마 16:22, 23) 묻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것입니다(눅 9:45). 다만, 그로 인해 매우 슬퍼하기는 했지만(마 17:23) 그마저도 금방 잊어버렸습니다. 권력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사람의 끝이 되며 뭇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라고 하시며 한 어린이를 불러 제자들 가운데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 18:3, 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린아이와 같은 자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요?
1. 겸손한 사람입니다.
겸손이란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태도'로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입니다. 어린아이의 가장 큰 특징은 의식적으로 자기가 높아지려고 하거나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이러한 마음은 사라지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높아지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높아지려는 욕심에 서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인맥을 동원해 청탁을 하는 제자들도 있었습니다(마 20:20).
사람은 자기를 낮추기보다는 스스로 높임으로써 상대적으로 남을 업신여기기 쉽습니다. 남을 업신여기게 되니까 갈등이 생기고 분쟁을 낳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은 곧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승으로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심으로 겸손이란 무엇인가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요 13:14).
16세기 이탈리아 로마 부근 어느 수도원에 있는 한 수녀가 갈수록 명성을 얻게 되자 교황은 네리라는 사람을 시켜 그 이유를 조사하도록 했습니다. 한겨울 진흙탕 길을 걸어 수도원에 도착한 네리는 사람을 시켜 그 수녀를 오도록 했습니다. 그녀가 방에 들어오자 네리는 진흙범벅이 된 그의 신발을 벗기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수녀는 화를 내며 그런 천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명성을 얻고 있는 자신이 그런 일을 요구받았다는 것에 화가 났던 모양입니다. 네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수도원을 떠나 로마로 돌아와서 교황에게 말했습니다. "거기는 성녀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겸손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섬김을 받으러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기러 오셨습니다(마 20:28). 그러므로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는 스승이신 그리스도를 닮아서 어린아이와 같이 자신을 낮추어야 합니다. 첫째가 되어 섬김을 받기보다는 끝이 되어 섬기는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 마음이 순수한 사람입니다.
어린아이는 꾸미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에 있는 것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자신을 가장하지도 않으며, 가식적인 부분도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도 않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지도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막 10:15)고 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어린아이들과 같이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천국을 의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신앙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기도하고 성경 읽고, 봉사하고 헌금을 하는 것이 자신의 기쁨이나 만족을 위해서 혹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를 위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롬 14:6 ; 고전 10:31).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자들 곧 마음이 순수한 사람,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사람, 하나님의 나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겸손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높이고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교만한 자들,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하면서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자들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런 자들은 스스로 돌이켜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로서 스승이신 그리스도를 닮아 어린아이 같이 자신을 낮추며, 첫째가 되어 섬김을 받기보다는 끝이 되어 섬기는 겸손한 사람이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