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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음TV/수요예배설교

마태복음 강해 :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

2023. 2. 16.
성경본문 보기

마태복음 21장 23절 ~ 32절[개역개정]
23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 가르치실새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나아와 이르되 네가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또 누가 이 권위를 주었느냐
24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나도 한 말을 너희에게 물으리니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르리라
25 요한의 세례가 어디로부터 왔느냐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그들이 서로 의논하여 이르되 만일 하늘로부터라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아니하였느냐 할 것이요
26 만일 사람으로부터라 하면 모든 사람이 요한을 선지자로 여기니 백성이 무섭다 하여
27 예수께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알지 못하노라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하리라
28 그러나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이르되 얘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 하니
29 대답하여 이르되 아버지 가겠나이다 하더니 가지 아니하고
30 둘째 아들에게 가서 또 그와 같이 말하니 대답하여 이르되 싫소이다 하였다가 그 후에 뉘우치고 갔으니
31 그 둘 중의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 이르되 둘째 아들이니이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세리들과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리라
32 요한이 의의 도로 너희에게 왔거늘 너희는 그를 믿지 아니하였으되 세리와 창녀는 믿었으며 너희는 이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쳐 믿지 아니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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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을 청결케 하신 예수님께서 이튿날 다시 성전에 들어오시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 그리고 서기관들이 와서 따져 물었습니다.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또 누가 이 권위를 주었느냐"는것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직접적인 대답대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나도 한 말을 너희에게 물으리니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르리라 요한의 세례가 어디로부터 왔느냐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마 21:24, 25). 예수님의 질문에 그들은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 왔다고 말하면 왜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할 것이고, 그렇다고 사람에게서 왔다고 하자니 모든 사람이 요한을 선지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백성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모른다고 대답을 했고, 예수님께서도 자신이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비유를 들어 그들을 책망하셨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본문에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는 마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가 첫째 아들에게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고 하자 가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첫째 아들은 언제든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첫째 아들은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 그리고 율법학자 등 당시 유대의 지도자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을 '회칠한 무덤'에 비유하셨습니다(마 23:27, 28).

유대인들은 보통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굴[동굴]이나 바위를 파서 무덤을 만들었고(마 27:60 ; 요 11:38), 가난한 자들은 공동묘지나(왕하 23:6) 들판에 평토장을 했습니다(눅 11:44).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 잘 띄도록 석회를 발랐는데, 이것을 회칠(灰漆)이라고 합니다. 율법에 의하면 시체를 만진 자는 일주일 간 부정했고(민 19:11), 무덤에 몸이 닿은 사람 역시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민 19:16). 부정한 자는 성전 출입을 할 수 없었는데, 이들이 성전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각 문마다 레위 사람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대상 23:5 ; 대하 23:19). 평토장 한 무덤은 시간이 지나면 회칠이 벗겨지고 색이 바래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덤인 줄 모르고 그냥 밟고 지나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눅 11:44).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무덤에 회칠을 했는데, 보통 유월절 한 달 전에 했다고 합니다.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오는 사람들이 무덤으로 인해 부정을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회칠한 무덤이 겉은 보기 좋을지 몰라도 그 속은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당시 유대의 지도자들은 마치 회칠한 무덤처럼 겉으로는 경건하고 의로운 척 행동을 했지만 그들의 마음은 교만과 위선, 탐욕 등 온갖 악의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의인이라고 생각했고, 세리들과 창녀들을 죄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자들을 회칠한 무덤에 비유하시며 그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셨습니다(마 16:6 ; 눅 12:1 ; 20:46).

첫째 아들과는 달리 둘째 아들은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는 아버지의 지시에 처음에는 싫다고 대답을 했지만 후에 뉘우치고 포도원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둘째 아들은 세리와 창녀같이 죄인으로 취급받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당시 이스라엘을 지배하고 있던 로마는 세금을 효율적으로 징수하기 위해 그 권한을 경매에 붙였습니다. 당연히 최고가를 제시한 사람에게 낙찰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경매를 통해 세금 징수의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은 실무자를 고용해서 일을 맡겼는데 이들이 바로 세리입니다. 그들이 세금을 징수하는 과정에서 정한세보다 더 걷거나(눅 3:12) 속여 빼앗는 일도 있었습니다(19:8). 사람들은 그런 세리를 민족의 반역자나 약탈자라 비난을 했고 그들과 어울리는 사람들마저 배척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 특히 바리새인들로부터 반감을 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세리들과 어울렸기 때문입니다(마 11:19 ; 눅 7:34). 세리는 성전 출입을 할 수 없었고, 성전에 헌금을 내는 일도 거부되었습니다(신 23:18). 창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당시 율법에 비추어 볼 때 완전한 죄인들이었습니다(레 19:11 ; 20:10; 신 22:22). 따라서 유대인들은 그들과 상종하는 것조차 꺼려했으며, 그들이 결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는 이방인들도 포함되었는데, 유대인들은 이방인과 교제하거나 가까이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시켰을 만큼 이방인들을 부정한 자로 취급했습니다(행 10:28 ; 11:1-3). 그들과는 식사는 물론이고(갈 2:12) 그들이 만든 물건조차 사서도 안 됐습니다.

이 비유는 사본들 간에 차이가 있는데, 어떤 사본들에는 맏아들이 순종하고 둘째 아들이 불순종한 것으로 되어있고, 어떤 사본들에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성경대로 첫째 아들이 불순종하고 둘째 아들이 순종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누가 첫째 아들이고 둘째 아들이냐가 아니라 누가 순종하고 불순종했느냐입니다. 불순종한 아들은 유대의 지도자들을 말하고, 순종한 아들은 세리들과 창녀들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비유를 마치시면서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둘째 아들'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아버지의 말에 순종한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함으로써 자신들이 죄인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세리들과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단지 그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계층이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구원을 얻는 데 있어서 사회적 지위나 신분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들이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은 세례 요한이 전한 '의의 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세례 요한이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 전파한 말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였습니다(마 3:2). 그리고 요단강에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베풀었는데(마 3:11 ; 막 1:4 ; 눅 3:3), 이를 본 사람들은 그가 혹시 그리스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눅 3:15). 하지만 세례 요한은 그리스도가 아니라(요 1:20), 그리스도이신 예수를 증거 하기 위해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요 1:6 ; 20). 둘째 아들로 묘사된 세리들과 창녀들은 처음에 세례 요한을 배척했는지 모르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물론 세리들과 창녀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반면에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은 그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치지 않았고 그를 믿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하나님의 뜻을 저버린 것입니다(눅 7:30).

사실 유대의 지도자나 세리 그리고 창녀나 이방인 모두 죄인들입니다(롬 3:23). 그러기에 스스로를 구원할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을 구원시킬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죄 없으신(히 4:15)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셨고(마 1:21)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제물이 되셨습니다(갈 1:4). 누구든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는 자들은 죄사함 받고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요 3:16). 하지만 자신이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회개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믿지도 않을 것입니다. 유대의 지도자들이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의인으로 여겼기 때문에 회개할 필요도 예수님을 믿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자들을 가리켜 성경은 '스스로 속이는 것'(요일 1:8)이요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자로 만드는 것'(요일 1:10)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 '모든 사람이 죄인'이라고 선언하셨기 때문입니다(롬 3:9, 10, 23).

이어지는 '포도원 농부의 비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농부들에 비유된 유대의 지도자들에게 포도원 즉 이스라엘을 맡기셨습니다. 그들에게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잘 섬기도록 지도하고 돌봐야 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백성을 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종교적 의무만 강요할 뿐 정작 백성들의 영적 상태와 그들이 당하는 고통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지쳐있었습니다(마 9:36). 유대의 지도자들은 주인이 보낸 종들인 선지자들과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까지 핍박하고 죽였습니다(행 7:52). 이스라엘이 비록 로마의 압제를 받고 있었지만 유대의 지도자들은 나름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전혀 부족함 없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의 아들로 인해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웠던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까지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 결과 파멸을 맞게 됩니다(마 21:44). 이처럼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자들은 결국 심판을 받아 멸망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살후 1:8, 9).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벧후 3:9) 구원받기를 원하시지만(딤전 2:4)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심신의 수양을 통해서 구원을 얻으려 하고, 어떤 사람은 선행과 덕을 쌓아 구원에 이르려고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구원을 얻을 수도 구원에 이를 수도 없습니다. 또 유대인이라고 해서 구원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이방인이라고 구원에서 제외되는 것도 아닙니다. 유대의 지도자이든 세리나 창녀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누구든지 구원을 받습니다(행 16:31). 이 외에 죄인이 구원받을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행 4:12). 만일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죄인을 구원할 다른 방법이 없기에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친히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셔서 모든 사람을 위한 대속제물이 되신 것입니다(딤전 2:6). 예수님만이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할 유일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요 14:6). 여기에 그 어떤 타협도 양보도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