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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음TV/수요예배설교

마태복음 강해 : 무익한 종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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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5장 14절 ~ 30절 [개역개정]

14 또 어떤 사람이 타국에 갈 때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김과 같으니
15 각각 그 재능대로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더니
16 다섯 달란트 받은 자는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남기고
17 두 달란트 받은 자도 그같이 하여 또 두 달란트를 남겼으되

18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가서 땅을 파고 그 주인의 돈을 감추어 두었더니
19 오랜 후에 그 종들의 주인이 돌아와 그들과 결산할새
20 다섯 달란트 받았던 자는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내게 다섯 달란트를 주셨는데 보소서 내가 또 다섯 달란트를 남겼나이다
21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22 두 달란트 받았던 자도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내게 두 달란트를 주셨는데 보소서 내가 또 두 달란트를 남겼나이다
23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24 한 달란트 받았던 자는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을 내가 알았으므로
25 두려워하여 나가서 당신의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었나이다 보소서 당신의 것을 가지셨나이다
26 그 주인이 대답하여 이르되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네가 알았느냐
27 그러면 네가 마땅히 내 돈을 취리하는 자들에게나 맡겼다가 내가 돌아와서 내 원금과 이자를 받게 하였을 것이니라 하고
28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라
29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30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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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일명 '달란트의 비유'로 누가복음에 나오는 '므나의 비유'와 비슷합니다. 이 시간에는 두 비유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상고해 보려고 합니다.

1. 달란트의 비유

어떤 사람이 타국에 가면서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겼습니다. 한 종에게는 다섯 달란트를, 다른 두 종에게는 각각 두 달란트와 한 달란트를 맡겼습니다. 한 달란트는 6000데나리온으로 일반 노동자가 하루도 쉬지 않고 16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입니다. 이렇게 맡긴 금액을 달리 한 것은 종들의 재능에 따른 것입니다(마 25:15). 재능이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δύναμις)을 말하는 것으로 주인은 종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있었으며 그 능력에 따라 각기 다른 달란트를 맡겼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능력껏 장사 곧 사업을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마 25:16).

다섯 달란트 받은 자와 두 달란트 받은 자는 그것을 가지고 사업을 해서 배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한 달란트 받은 자는 사업을 하는 대신 그 돈을 땅 속에 감추어 두었습니다. 오랜 후에 주인이 돌아와서 종들과 결산을 했습니다. 배를 남긴 다섯 달란트 받은 자와 두 달란트 받은 자는 주인으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맡길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라'는 복된 말을 들었습니다. 반면에 한 달란트 받은 자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 책망을 받으며 '바깥 어두운 데로 내 쫓김을 당해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될 것이라'는 저주의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마 25:30).

그러면, 왜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그것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땅 속에 감추어 두었던 것일까요? 그의 변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주인이여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을 내가 알았으므로 두려워하여 나가서 당신의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었나이다 보소서 당신의 것을 가지셨나이다"(마 25:24, 25). '굳은 사람'이란 '매정하고 가혹한 사람'이란 뜻이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은다'는 것은 '뿌리지 않은 데서 모은다'는 뜻으로 '심지 않은 데서 거둔다'는 말과 같은 의미입니다.

한 달란트 받은 종은 만일 사업을 하다가 돈을 잃게 되면 주인에게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대신 그 돈을 땅에 숨겨 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비록 이윤은 남기지 못했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았으니 책망받을 일도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주인이 지적한 대로 돈을 취리하는 자들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취리하는 자'란 돈을 빌려주고 변리를 받거나 맡겨진 돈에 대해 이자를 지불하는 사람으로 오늘날의 은행(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돈을 잃을까 봐 사업을 하지 못했다면 그 돈을 은행에 맡겨 이자라도 받게 했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자신을 믿고 돈을 맡긴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입니다(마 25:27).

주인은 그 종에게 주었던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를 가진 종에게 주게 하면서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달란트 받았던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게 했습니다. 그 주인에게는 더 이상 쓸모없는 무익한 종이 었기 때문입니다.

이 비유에 등장하는 주인은 예수님이며 종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 바로 우리를 가리킵니다. 주인이신 예수님께서는 종인 우리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달란트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그리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입니다. 능력에 따라 주셨기에 최선만 다한다면 능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설사 부족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책망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주님은 결코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매정하고 가혹한 분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맡겨주신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다시 오실 때 모두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칭찬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므나의 비유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아 오려고 먼 나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달란트의 비유에서처럼 세상 끝날에 하나님의 나라를 통치할 왕권을 가지고 오시는 예수님입니다(마 16:28). 그는 열 명의 종을 불러 한 므나씩 나누어 주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장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한 므나는 100데나리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달란트에 비하면 아주 적은 액수입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그를 미워하여 왕위를 줄 사람에게 사절을 보내서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의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당시 로마의 식민지로 있던 나라들은 왕위를 승인받기 위해서 로마로 가야 했습니다.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에 의하면 헤롯 대왕은 장남인 아켈라오에게 왕위를 물려주었고(마 2:22) 아켈라오는 자신의 왕위를 인준받기 위해 로마로 갔습니다. 이때 유대인들은 그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반대하여 대표 사절단을 로마로 보냈습니다. 이에 당시 로마 황제였던 아구스도는 아켈라오를 왕이 아닌 그보다 낮은 통치자(ἐθνάρχης)라는 칭호를 주었습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아켈라오는 유대로 돌아와 그의 왕위를 반대했던 사람들을 학살했다고 합니다.

귀인은 백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돈을 맡겼던 종들을 불러 장사를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첫 번째 종이 와서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만들었다고 보고하자 왕은 그를 착한 종이라 칭찬하면서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충실하였으니 네게 열 마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종이 와서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 만들었다고 보고하자 왕은 그에게도 "다섯 마을을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종이 와서 말했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한 므나가 여기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수건에 싸서 잘 보관해 두었습니다. 주인님은 엄하신 분이라, 제가 주인님을 두려워하여 그렇게 했습니다. 주인님은 맡기지 않은 것을 가져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둬들이십니다." 이 종이 주인에게 받은 돈으로 장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둔 이유는 한 달란트 받은 자와 같았습니다. 장사를 하다가 돈을 잃게 되면 주인에게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장사를 하는 대신 그 돈을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두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결과 이 종은 한 달란트 받은 자와 같은 결말을 맞게 됩니다. 악한 종이라는 책망을 들어야 했으며, 가진 것마저 빼앗겼습니다. 다만 한 달란트 받은 자처럼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귀인이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죽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 비유의 목적은 누가가 밝힌 대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기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시자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눅 19:11) 이제 이스라엘은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나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그때는 아직 멀었으며 또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므나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달란트의 비유와 므나의 비유는 서로 다른 비유이지만 우리에게 두 가지 공통적인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의 재림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날은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달란트의 비유에서는 집을 떠난 주인이 오랜 시간이 지나간 후에 다시 왔고(마 25:19), 므나의 비유에서는 왕위를 받아 오려고 먼 나라로 떠난 주인이 왕위를 받아서 돌아왔습니다(눅 19:15). 언제 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예수님은 반드시 다시 오실 것입니다(요 14:3 ; 히 9:28 ; 계 22:20). 그러므로 항상 깨어서 그날을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 각 사람은 결산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우리는 각자 판결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어떤 보상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 누구에게 밭을 갈거나 양을 치거나 하는 종이 있어 밭에서 돌아오면 그더러 곧 와 앉아서 먹으라 말할 자가 있느냐 도리어 그더러 내 먹을 것을 준비하고 띠를 띠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에 수종 들고 너는 그 후에 먹고 마시라 하지 않겠느냐 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눅 17:7-10).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어떤 보상을 바란다면 혹은 어떤 보상을 바라고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종으로서의 참된 자세가 아닙니다. 다만 종으로서 우리는 겸손히 하나님을 섬기며 예수님께서 맡겨 주신 사명을 묵묵히 감당할 뿐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을 소망하며 각자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