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행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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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하 8장 1절 ~ 6절 [개역개정]
1 엘리사가 이전에 아들을 다시 살려 준 여인에게 이르되 너는 일어나서 네 가족과 함께 거주할 만한 곳으로 가서 거주하라 여호와께서 기근을 부르셨으니 그대로 이 땅에 칠 년 동안 임하리라 하니
2 여인이 일어나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행하여 그의 가족과 함께 가서 블레셋 사람들의 땅에 칠 년을 우거하다가
3 칠 년이 다하매 여인이 블레셋 사람들의 땅에서 돌아와 자기 집과 전토를 위하여 호소하려 하여 왕에게 나아갔더라
4 그 때에 왕이 하나님의 사람의 사환 게하시와 서로 말하며 이르되 너는 엘리사가 행한 모든 큰 일을 내게 설명하라 하니
5 게하시가 곧 엘리사가 죽은 자를 다시 살린 일을 왕에게 이야기할 때에 그 다시 살린 아이의 어머니가 자기 집과 전토를 위하여 왕에게 호소하는지라 게하시가 이르되 내 주 왕이여 이는 그 여인이요 저는 그의 아들이니 곧 엘리사가 다시 살린 자니이다 하니라
6 왕이 그 여인에게 물으매 여인이 설명한지라 왕이 그를 위하여 한 관리를 임명하여 이르되 이 여인에게 속한 모든 것과 이 땅에서 떠날 때부터 이제까지 그의 밭의 소출을 다 돌려 주라 하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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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하 8장은 세 가지 기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기사는 이스라엘 있었던 7년 대기근에 관한 것으로 수넴 여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전에 엘리사가 그녀의 죽은 아들을 살려 준 일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에게 엘리사는 가족과 함께 이곳을 떠나 머물만한 곳에서 지내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땅에 7년 동안 기근이 있을 것인데, 그동안 잠시 떠나 있으라는 엘리사의 배려였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데리고 그곳을 떠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비록 7년이긴 하지만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집과 밭이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지만 수넴 여인은 엘리사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그래서 가족을 데리고 블레셋 사람의 땅으로 가서 7년 동안 거기 머물러 있었습니다. 블레셋은 이스라엘과 가까운 나라였고 지형상 가뭄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에 기근을 피하기에 적합한 지역이었습니다. 이삭도 기근을 피해 이곳에 온 적이 있습니다(창 26:1). 블레셋 사람의 땅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걸쳐 완전히 정복되었지만(왕상 4:21) 남북이 분열된 지금은 그리 안전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들이 편안히 거할 수 있도록 지켜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넴 여인의 가족이 블레셋에 머물러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그녀의 가족이 돌아와서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7년의 기근이 끝나자 수넴 여인은 이스라엘로 돌아와서 자기의 집과 밭을 돌려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왕에게로 갔습니다. 고향을 떠나 있는 동안 그의 집과 밭이 버려진 재산으로 간주되어 왕실 재산으로 귀속되었거나 아니면 어느 개인이 자기의 소유로 삼고 돌려주지 않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만일 집과 토지를 돌려받지 못하면 수넴 여인의 가족은 힘겨운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 집과 밭을 되찾기 위해 호소하려고 왕에게로 간 것입니다. 마침 그때 왕은 엘리사의 사환 게하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게하시가 왕에게 엘리사가 죽은 아이를 다시 살려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그 아이의 어머니 곧 수넴 여인이 와서 자기 집과 땅을 되찾게 해 달라고 호소를 한 것입니다. 보통 남자가 소유권을 주장하는데 수넴 여인이 직접 호소를 한 것으로 보아 남편이 이미 죽은 것으로 보입니다. 수넴 여인이 아이를 가질 당시 남편은 나이가 많았습니다(왕하 4:14). 그때로부터 얼마의 세월이 흘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남편이 죽은 듯합니다.
게하시는 아들과 함께 왕에게 호소하러 온 수넴 여인을 보고는 "이는 그 여인이요 저는 그의 아들이니 곧 엘리사가 다시 살린 자니이다"라고 했습니다(왕하 8:5). 이에 왕은 수넴 여인에게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하고는 한 관리를 지정하여 그 여인의 모든 소유와 7년 동안 그의 밭에서 생산된 모든 수확물을 돌려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기사는 우리에게 몇 가지를 교훈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 순종에는 희생과 보상이 따릅니다. 수넴 여인은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의 말에 순종하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했습니다. 고향을 떠나야 했고, 집과 토지를 버려야 했습니다. 당시 수넴 여인이 과부였다면 혼자 어린 아들을 데리고 그것도 낯선 지역으로 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넴 여인은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의 말을 신뢰했고 그 말에 전적으로 순종했습니다. 그 결과 기근을 피할 수 있었고, 집과 토지 거기에 수확물까지 되돌려 받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말씀에 순종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고난 가운데서도 위로를 주시고(시 119:50 ; 고후 1:3, 4) 환란 중에서도 피할 길을 주시며(시 32:7 ; 59:16 ; 렘 16:19) 그의 삶을 책임져 주십니다.
둘째,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우연은 없습니다. 수넴 여인이 왕을 찾아간 바로 그 시각에 게하시가 왕에게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우연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이와 유사한 기사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룻기에서도 그런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모압 여인 룻이 시어머니를 따라 남편의 고향인 베들레헴에 온 때는 보리 추수가 시작될 무렵이었습니다(룻 1:21). 그녀는 생계유지를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는데, 당시 과부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이삭을 줍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그것도 이방 여인으로서 혼자 이삭을 주우러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고약한 주인이라도 만나면 아예 이삭을 줍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룻은 마음이 너그러운 주인을 만나 그 밭에서 이삭을 주울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집을 나섰습니다(룻 2:2).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한테 물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무작정 나갔고 처음 간 곳이 시아버지의 친족 보아스에 속한 밭이었습니다.
룻기 기자는 이를 ‘우연’이라고 했습니다(룻 2:3). 룻은 그 밭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고 그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룻의 입장에서는 시아버지의 친족인 보아스의 밭에 간 것이 우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편에서는 그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마침 보아스도 그 밭에 이르렀고 룻과 상봉을 하게 되는데(룻 2:4), 이는 둘의 만남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우연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하시기 때문입니다(롬 8:28).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상황에 있든지 당황하거나 낙심하지 말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기사는 아람 왕 벤하닷과 하사엘에 관한 것입니다. 엘리사가 다메섹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다메섹은 아람(수리아, 왕상11:25)의 수도로 오늘날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입니다. 엘리사가 그곳에 왜 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때 아람 왕 벤하닷은 병들어 있었습니다. 그는 엘리사가 다메섹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심복인 하사엘을 보내 자신이 병에서 나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하사엘이 위험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왕이 될 야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기고 병든 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이런 하사엘의 속셈을 다른 사람들은 몰랐지만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하사엘이 아람 왕의 병이 나을 수 있을지를 물어보자 엘리사는 "왕이 반드시 나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여호와께서 그가 반드시 죽으리라고 내게 알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아람 왕의 병은 나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하사엘이 그를 죽이고 왕위에 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왕하 8:13). 하사엘이 왕이 될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이미 엘리야에게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왕상 19:15). 왕에게 돌아온 하사엘은 왕이 반드시 살아날 것이라고 한 엘리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절반의 진실이었고, 결국은 왕을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말이었습니다. 이튿날 하사엘은 아람 왕을 죽이고 대신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엘리사의 예언대로(왕하 8:12) 후에 이스라엘을 공격하여(왕하 10:32) 백성들을 학대했습니다(왕하 13:4-7). 이는 우상숭배의 죄에 빠져있는 이스라엘 대한 하나님의 징계였습니다(왕하 13:3).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하사엘이 왕을 속이고 그를 죽인 것처럼 마귀도 우리를 속이고 우리의 영혼을 죽이려 한다는 것입니다. 마귀는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미혹하여 예수님을 믿지 못하게 합니다(눅 8:12). 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실족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마귀의 이런 모습을 베드로는 배가 고파 울며 먹이를 찾는 굶주린 사자에 비유했습니다(벧전 5:8). 마귀의 별명이 훼방자요, 속이는 자요, 파괴자인 것처럼 마귀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속이고 파괴하고 멸망시키려 합니다. 우리가 마귀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도에 힘써야 합니다(살전 5:6 ; 벧전 1:13 ; 벧전 4:7). 그러면 성령께서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엡 6:18).
마지막 세 번째는 유다 왕 여호람과 아하시야에 관한 기사입니다. 여호람(요람, 왕하 11:2) 은 여호사밧의 아들로 부왕을 도와 나라를 다스리다가(섭정왕, 왕하 1:17 ; 3:1) 이스라엘 왕 요람(여호람) 제5년, 그의 나이 32세에 정식으로 왕위에 올라 8년을 다스렸습니다(왕하 8:17). 여호람의 부왕인 여호사밧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왕상 22:43 ; 대하 17:14). 그런데 한 가지 큰 실수를 범했습니다. 북이스라엘에서 가장 악한 왕인 아합과 동맹을 맺은 것입니다(대하 19:2). 그 동맹은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과 아합의 딸 아달랴의 결혼에서 비롯되었습니다(대하 18:1). 비록 아합의 가문이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우상을 숭배하고 있었으므로 이방인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여호람은 왕위에 오르자마자 그의 동생들과 방백들 몇 명을 죽였고(대하 21:4) 여호와 신앙을 떠나 우상을 숭배하는 등(대하 21:13) 아버지 여호사밧과 할아버지 아사와 달리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행했습니다(대하 21:12). 그 이유를 성경은 아합의 딸이 그의 아내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왕하 8:18 ; 대하 21:6). 여호람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그의 아들 아하시야(여호아하스, 대하 21:17 ; 아사랴, 22:6)도 아버지의 길로 행했습니다. 어머니 아달랴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대하 22:3). 이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징계하셨는데, 여호람은 창자에 중병이 들어 죽었고(21:18, 19), 아하시야는 왕위에 오른 지 1년 만에 예후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왕하 9:27 ; 대하 22:9).
이 기사는 우리에게 악한 자들과 연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경고해 주고 있습니다. 솔로몬의 잠언처럼 악한 자들과 함께 하는 것은 결국 자기의 생명을 해할 뿐입니다(잠 1:15-19).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들과 어울리지 말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과는 연합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만물의 마지막 곧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 풍조에 휩슬리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고(벧전 1:13) 마귀의 유혹에 넘가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서 기도해야 합니다(벧전 4:7). 수넴 여인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악한 자들과는 연합하지 말고 항상 의인의 길에 설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주님을 맞이할 그날을 소망하며 신앙에 정진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