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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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6장 26절 ~ 28절 [개역개정]
26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27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28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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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첫째 주일 오전예배는 성찬예배로 드린다고 고지를 했는데, 오늘이 그 첫 번째 성찬예배입니다. 성찬은 세례와 더불어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예식(禮式)입니다.
1. 성찬의 기원과 의미
예수님께서 무교절의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막 14:12) 밤에 제자들과 함께 한 다락방에서 유월절 식사를 하셨습니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빵을 들어서 축복하시고 그것을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마 26:26)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 26:27, 2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하셨는데(눅 22:19 ; 고전 11:24, 25), 그 명령에 따라 교회에서는 지금까지 성찬을 행하고 있으며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계속 시행될 것입니다(고전 11:23-26).
사실 성찬(聖餐)이란 말은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하신 유월적 식사는 만찬 즉 저녁식사였고 그래서 바울은 이를 '주의 만찬'이라 불렀습니다(고전 11:20).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인들이 그런 것처럼 처음에는 안식일에 모임을 가지다가(행 15:21 ; 18:4) 점차 안식 후 첫날 곧 주간의 첫날인 일요일, 우리가 말하는 주일(계 1:10)에 모임을 가졌습니다(행 20:7 ; 고전 16:2) 그리고 그때마다 주의 만찬이 행해졌습니다(행 20:7-11). 성찬은 문자적으로 '거룩한 음식 또는 성찬식 때 쓰는 음식'이란 뜻으로,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념하기 위해 먹는 빵과 포도주를 말합니다. 유월절에 먹는 빵은 누룩을 넣지 않은 무교병(無酵餠)입니다. 이 빵을 히브리어로 ‘맛짜(מַצָּה)’라 하는데, 누룩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빵이 납작하고 조금 딱딱합니다. 유월절에 누룩을 넣지 않은 무교병을 먹는 이유는 영적으로 누룩이 죄와 부패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고전 5:6-8 ; 갈 5:9). 예수님께서는 이 빵을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고 하셨습니다(눅 22:19 ; 고전 11:24).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빵과 포도주는 우리나라의 밥과 물처럼 늘 먹고 마시는 음식이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물이 귀했고, 오염된 경우가 있어서 그냥 먹었다간 탈이 날 수 있었습니다(딤전 5:23). 그래서 이스라엘에 전역에 재배되고 있는 포도나무 열매로 즙을 내어 물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포도열매는 지역에 따라 7월에서 10월에 수확을 했기 때문에 항상 포도즙을 구할 수 없었고 또 포도즙이 쉽게 발효가 되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포도주를 먹어야 했습니다. 이때 물과 포도주를 2대 1의 비율로 희석하여 마셨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물도 소독이 되고 한두 잔 먹는 것으로는 취하지 않습니다. 특히 유월절 만찬 때는 네 잔의 포도주를 마셔야 했기 때문에 물과 포도주의 비율을 3대 1로 혼합을 해서 먹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포도주가 담긴 잔을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흘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눅 22:20 ; 고전 11:25).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첫 언약]도 피 없이 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히 9:18).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말씀을 전하자 이스라엘 백성은 그 말씀을 지켜 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모세는 짐승의 피를 취하여 반은 단에 뿌리고 반은 백성에게 뿌리면서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라고 말했습니다(출 24:8). 피는 생명을 상징하는데(창 9:4) 생명을 상징하는 피로 언약을 맺는다는 것은 그 언약이 확실함을 보증한다는 증표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은 결코 변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맺은 '새 언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언약은 누구든지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죄 사함을 받고(엡 1:7 ; 골 1:14 ; 요일 2:12)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요 1:12)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요 3:16)는 약속으로(히 9:5) 예수님께서는 이 언약이 확실함을 자신의 피 곧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보증하셨습니다(히 9:12). 이 언약은 열두 제자들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들과 맺은 새 언약입니다(마 26:28).
2. 성찬의 목적
1) 기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주시며 먹고 마시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말씀하셨는데(눅 22:19 ; 고전 11:24, 25), ‘기념하라’는 것은 ‘기억하라’,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성찬의 목적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 기간 동안 무교병 곧 고난의 떡을 먹으면서 애굽에서 나온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것처럼(신 16:3) 예수님의 제자들은 성찬을 통해 유월절 양이신 예수님의 희생(고전 5:7)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했습니다.
우리 역시 성찬을 행할 때마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성찬 때만이 아니라 날마다의 삶 속에서 우리가 기념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을 잊지 않고 늘 감사할 수 있습니다.
2) 연합
성찬시 예수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포도즙)를 먹는 것은 세례의 경우처럼 그리스도와의 연합 곧 하나 됨 의미합니다(롬 6:3-5). 즉 성찬을 통해 우리는 영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생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고전 10:16 ; 요 6:54-57). 아울러 성찬에 참여하는 모든 자들은 그리스도와 더불어 영적으로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고전 10:17 ; 12:13). 따라서 성찬에 참여하는 자들은 성찬의 빵과 잔을 먹고 마시는 것이 주님과의 연합을 상징하며 아울러 성도 간의 하나 됨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3) 선포
바울은"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고전 11:26). '그가 오실 때까지'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의미하는 것으로 성찬은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그분의 죽으심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전한다는 말은 두 가지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빵을 먹고 잔을 마시는 성찬의 행위 자체가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전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말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대속과 부활 그리고 영생은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성찬의식을 통해서 그리고 선포를 통해 증거하고 전해져야 합니다.
3. 성찬의 자세
초대교회 당시에는 교인들이 주일 저녁(행 20:7)에 모여 각자가 준비해 온 음식으로 함께 식사를 한 후 주의 만찬을 가졌습니다. 집안 형편이 괜찮은 사람들은 빵과 포도주와 기타 음식을 넉넉히 가져왔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부실하게 준비하거나 그 조차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넉넉히 가져온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줌으로써 이 식사를 '사랑의 만찬 혹은 잔치'란 뜻의 애찬(αγαπαις)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유 1:12). 그런데 고린도 교인들 가운데는 사람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가져온 음식을 먼저 먹고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음식을 배불리 먹었으며 심지어 취할 정도로 많이 마시기까지 했습니다. 반면에 음식을 장만하지 못했거나 부실하게 준비해 온 가난한 사람들은 변변치 못한 식사를 하거나 굶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고전 11:22), 이는 교회의 분쟁으로 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고전 11:18). 이러한 모임은 애찬도 성찬도 아닌 세상적인 모임에 불과한 것으로 교회에 유익보다는 오히려 해가 될 뿐이었습니다(고전 11:17). 바울은 이러한 행위가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는 것이라고 책망했습니다(고전 11:22). 교회는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하나님의 백성 된 사람들의 모임'으로 세상의 모임과는 그 성격과 목적이 다릅니다.
교회의 가장 큰 목적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 교제와 봉사가 있고, 선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사랑의 실천입니다(빌 2:4). 그런데 고린도 교인들은 다른 사람의 사정이나 형편은 외면한 채 자신의 유익만을 추구했습니다. 사람들이 오기 전에 자기가 가져온 음식을 먼저 먹어 버림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민망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에 바울은 성찬에 임하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성찬에 참여할 때는 먼저 자기 자신을 살펴보아야만 합니다(고전 11:27, 28). 나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찬에 임하고 있는가,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심을 믿고 그것을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거나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요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르게 살지 못한 것을 회개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성찬에 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찬은 신앙에 아무런 유익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는 것이 됩니다(고전 12:27).
그리고 성찬 때 먹고 마시는 빵과 잔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주님의 몸과 피를 상징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이를 분별하지 못하고 일반 음식처럼 먹거나 마시는 사람은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고전 11:29). '죄를 먹고 마신다'는 것은 심판을 먹고 마신다는 것으로 이는 스스로 심판을 자초함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약한 사람이나 아픈 사람이 적지 않았고 심지어 죽은 사람들까지 있었습니다(고전 11:30). 그러므로 우리는 성찬에 참여하기 전에 자신을 살피고 경건함 마음과 자세로 성찬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경에는 없지만 성찬은 대부분의 교회에서 세례교인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입니다(헌장 제3장 제2절 제26조 성례전의 정의). 이는 교회에서 그렇게 정한 것으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것이며, 이러한 믿음이 없이 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교회에서는 비록 세례교인이 아닐지라도 신앙고백을 한 사람에게는 성찬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어느 교단은 유아세례와 어린이세례 등 전 연령이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또 입교 전이라도 세례를 받은 사람은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앞에서 살펴본 고린도전서 11장 25~27절에 근거해서 성찬에 참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연령을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합니다(주간기독신문, https://www.kidok.com). 개인적으론 세례교인이든 아니든 신앙고백을 한 사람은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찬은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신 예수님을 기념하며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그분의 죽으심을 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찬을 통해 영적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고 성도 간의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 그러므로 성찬에 임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성찬에 참여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살펴보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바르게 살지 못한 것을 회개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성찬에 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찬은 신앙에 아무런 유익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는 것이 됩니다(고전 12:27).
성찬뿐만 아니라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배를 드릴 때는 마음과 정성을 다해 드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예배는 예배가 아니라 세상적인 모임에 불과합니다. 정말 하나님이 계신 것과 하나님의 아들로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다면 또 그분의 재림을 소망한다면 예배든 성찬이든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할 것이고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