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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음TV/주일예배설교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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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 1장 1절 ~ 14절 [개역개정]

1 옛적에 선지자들을 통하여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이
2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 이 아들을 만유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또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를 지으셨느니라
3 이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하게 하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지극히 크신 이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4 그가 천사보다 훨씬 뛰어남은 그들보다 더욱 아름다운 이름을 기업으로 얻으심이니
5 하나님께서 어느 때에 천사 중 누구에게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다 하셨으며 또 다시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라 하셨느냐
6 또 그가 맏아들을 이끌어 세상에 다시 들어오게 하실 때에 하나님의 모든 천사들은 그에게 경배할지어다 말씀하시며
7 또 천사들에 관하여는 그는 그의 천사들을 바람으로, 그의 사역자들을 불꽃으로 삼으시느니라 하셨으되
8 아들에 관하여는 하나님이여 주의 보좌는 영영하며 주의 나라의 규는 공평한 규이니이다
9 주께서 의를 사랑하시고 불법을 미워하셨으니 그러므로 하나님 곧 주의 하나님이 즐거움의 기름을 주께 부어 주를 동류들보다 뛰어나게 하셨도다 하였고
10 또 주여 태초에 주께서 땅의 기초를 두셨으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라
11 그것들은 멸망할 것이나 오직 주는 영존할 것이요 그것들은 다 옷과 같이 낡아지리니
12 의복처럼 갈아입을 것이요 그것들은 옷과 같이 변할 것이나 주는 여전하여 연대가 다함이 없으리라 하였으나
13 어느 때에 천사 중 누구에게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느냐
14 모든 천사들은 섬기는 영으로서 구원 받을 상속자들을 위하여 섬기라고 보내심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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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서는 다른 서신들과 달리 인사말을 생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를 누가 썼는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알고 계신다'고 한 어느 주석가(Origen)의 말처럼 누가 누구에게 쓴 편지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로마서의 경우 인사말을 통해 바울이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쓴 편지임을 알 수 있고(롬 1:1-7) 갈라디아서도 바울이 갈라디아에 있는 교회들에게 보낸 편지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갈 1:1-3) 히브리서의 경우는 인사말이 생략되었기 때문에 편지의 발신자가 누구인지 또 누구에게 보낸 편지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편지의 내용으로 보아 바울이 히브리인들 즉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쓴 편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편지가 쓰여질 당시는 그리스도인들 특히 유대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이 이중삼중으로 고통을 받고 있던 때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동족인 유대인들과 로마제국으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핍박을 피하기 위해 믿음을 버리고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거나 잘못된 교훈에 미혹되어 천사를 숭배하려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믿음이란 무엇이며 그들이 믿고 있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설명함으로써 어떠한 위협에도 흔들리지 말고 믿음에 굳게 설 것을 권면하기 위해 쓰인 편지가 바로 히브리서입니다.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선지자들을 통해 꿈이나 환상, 음성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때에는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을 만물의 상속자로 삼으시고 그를 통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요 1:3 ; 고전 8:6). 사도 요한에 의하면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이십니다(계 19:13). 그가 기록한 요한복음은 '태초에 말씀(λόγος)이 계셨다'로 시작을 합니다. 이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는데,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요 1:14). 그런데 요한은 '이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라'고 했습니다(요 1:1).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요 1:17). 바울도 빌립보서 2장 6절에서 예수님을 '하나님의 본체'라고 했습니다. 이는 '하나님과 본질이 같다'는 뜻으로 예수님이 하나님이심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나와 아버지는 하나'라고 하심으로써 자신이 하나님이심을 증거 하셨고(요 10:30, 33), 도마는 예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기도 했습니다(요 20:28). 히브리서 기자도 예수님을 가리켜 '이는(이 아들은)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시라'고 했습니다(히 1:3). 이는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빛이시며 하나님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 주는 분이심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가까이 갈 수 없는 빛 가운데 거하시기 때문에 죄 아래 있는 인간이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고 또 볼 수도 없습니다(딤전 6:16). 그 하나님을 나타내 보이신 분이 바로 독생자이신 하나님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요 1:18).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고 또 볼 수 있습니다(요 14:7-10).

세상을 창조하시고 또 보존하시는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사람들과 같이 되신 것은 자신의 목숨을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시기 위함입니다(마 20:28 ; 갈 1:4 ; 딤전 2:6). 사람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서는 짐승의 피가 아닌 흠이 없는 사람의 피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히 9:14). 모든 사람은 죄인 곧 흠이 있는 사람들이기에(롬 3:9-12)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죄를 대속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죄가 없으신 하나님이신 예수님(히 4:15)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시고 사람들의 죄를 정결케 하신 예수님(히 9:12)께서는 높은 곳에 계신 지극히 크신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셨습니다(히 1:3 ; 10:12). '우편(오른쪽)에 앉으셨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모든 만물을 다스릴 수 있는 권세를 가지셨음을 의미합니다(빌 2:10).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옛날 그 어느 선지자들보다 심지어 유대교에서 가장 신봉하는 아브라함이나 모세보다도 위대하신 분이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천사들보다도 훨씬 뛰어나신 분이십니다. 요한계시록에는 일곱 교회 곧 에베소(2:1), 서머나(2:8), 버가모(2:12), 두아디라(2:18), 사데(3:1), 빌라델비아(3:7), 라오디게아(3:14) 교회가 등장하는데 모두 아시아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었습니다. 아시아는 오늘날의 아시아 대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로마제국의 관할 아래 있는 소아시아 지방을 가리키는 것으로 지금의 튀르키예 서부입니다. 소아시아에는 일곱 교회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외에도 몇 개의 교회가 더 있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골로새교회입니다. 이 교회에는 거짓 선생들의 가르침에 미혹되어 천사숭배와 같은 신비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골로새교회의 거짓 선생들은 사람이 직접 하나님께 경배드리는 것은 교만한 것이므로 둘 사이의 중보자인 천사를 숭배해야 하며 그것이 곧 겸손한 태도라고 주장했습니다(골 2:18).

신구약 중간기 시대의 유대교에서는 천사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사상이 널리 퍼져 있었고 그래서 숭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천사들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 중에는 도움을 얻기 위해 하나님 대신 오히려 천사들에게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히브리서 기자가 예수님을 천사들과 비교한 이유도 당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천사들에 대한 위상이 그리스도와 견줄만할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에 히브리서 기자는 구약성경을 통해 예수님께서 천사들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이심을 입증했습니다. 5절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느 때에 천사 중 누구에게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다 하셨으며 또다시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라 하셨느냐." 이는 시편 2편 7절과 사무엘하 7장 14절을 인용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 천사에게도 '너는 내 아들이다. 오늘 내가 너를 낳았다'라고 말씀하시거나 또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물론 천사들도 '하나님의 아들들'로 불리기는 했지만(욥 1:6 ; 2:1 ; 38:7) 이는 어디까지나 집단에 적용된 것이고 개별적으로 사용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맏아들 곧 만유의 상속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실 때 '하나님의 모든 천사들은 그에게 경배하라'고 하셨습니다(히 1:6). 이 말씀은 신명기 32장 43절의 70인역(LXX)을 인용한 것으로 그리스도는 모든 천사들에게 경배를 받으실 정도로 그 신분과 지위에 있어서 천사들보다 월등하신 분이십니다(빌 2:10).

히브리서 기자는 계속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시편 104편 4절과 45편 6절, 7절의 70인역을 인용합니다. "또 천사들에 관하여는 '그는 그의 천사들을 바람으로, 그의 사역자들을 불꽃으로 삼으시느니라'하셨으되 아들에 관하여는 '하나님이여 주의 보좌는 영영하며 주의 나라의 규는 공평한 규이니이다 주께서 의를 사랑하시고 불법을 미워하셨으니 그러므로 하나님 곧 주의 하나님이 즐거움의 기름을 주께 부어 주를 동류들보다 뛰어나게 하셨도다' 하였고"(히 1:7-9)
천사들은 하나님의 일을 위해 때로는 바람으로 때로는 불꽃으로 사용되는 사역자들 곧 섬기는 자들입니다. 반면에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천사들을 비롯해 온 우주 만물을 다스리시는 왕이십니다. 따라서 천사들은 신분이나 지위 그리고 직분에 있어서 그리스도와는 비교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어서 히브리서 기자는 시 102편 25절~27절의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또 '주여 태초에 주께서 땅의 기초를 두셨으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라 그것들은 멸망할 것이나 오직 주는 영존할 것이요 그것들은 다 옷과 같이 낡아지리니 의복처럼 갈아입을 것이요 그것들은 옷과 같이 변할 것이나 주는 여전하여 연대가 다함이 없으리라’ 하였으나"(히 1:10-12)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을 창조하신 분으로서(롬 11:36) 피조물과 달리 결코 변함이 없으신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은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언젠가는 옷과 같이 낡아지고 변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히 13:8). 그러기에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의지하고 따를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히브리서 기자는 시 110편 1절을 인용하므로 예수님께서 천사들보다 뛰어나심을 증명합니다. "어느 때에 천사 중 누구에게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 하셨느냐"(히 1:13)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는 것은 3절의 말씀처럼 그리스도께서 모든 만물을 다스릴 수 있는 권세를 가지셨음을 의미합니다(빌 2:10). 그와는 달리 어떤 천사들도 하나님께로부터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는 초대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하나님 앞에 서서(눅 1:19) 섬기는 직분을 감당할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천사들은 사람과 같이 지음 받은 피조물로서(느 9:6 ; 시 148:2, 5 ; 골 1:16) 구원받을 상속자들 곧 만유의 상속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함으로 그분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기업으로 얻게 될 그리스도인들(롬 8:17)을 위하여 섬기라고 보내심을 받은 존재들입니다(히 1:14). 예수님은 그런 존재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천사들을 숭배한다거나 그들을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로 여겨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요청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는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 한 분밖에 안 계십니다(딤전 2:5). 그 누구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서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습니다(요 14:6).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며 하나님의 본성을 그대로 나타내시는 분으로서 천사들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로부터 영원토록 찬양과 경배를 받으실 하나님이십니다.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이나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예수님을 주님으로 섬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으로 인하여 어떤 고난이나 핍박을 당한다 할지라도 결코 신앙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됩니다. 그럴수록 더욱 우리의 소망이신 그리스도 예수를 바라보며 담대하게 신앙생활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그런 길을 걸었고 우리가 지금 그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믿음의 후배들이 그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