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구하는 마음을 굳게 하지 아니함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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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하 12장 13절 ~ 16절 [개역개정]

13 르호보암 왕은 예루살렘에서 스스로 세력을 굳게 하여 다스리니라 르호보암이 왕위에 오를 때에 나이가 사십일 세라 예루살렘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 중에서 택하여 그의 이름을 두신 성에서 십칠 년 동안 다스리니라 르호보암의 어머니의 이름은 나아마요 암몬 여인이더라

14 르호보암이 악을 행하였으니 이는 그가 여호와를 구하는 마음을 굳게 하지 아니함이었더라
15 르호보암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행적은 선지자 스마야와 선견자 잇도의 족보책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르호보암과 여로보암 사이에 항상 전쟁이 있으니라
16 르호보암이 그의 조상들과 함께 누우매 다윗 성에 장사되고 그의 아들 아비야가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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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을 이어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른 솔로몬에게는 또 다른 이름이 있었습니다. 바로 ‘여디디야’입니다. ‘여호와께 사랑을 입은 자’란 뜻으로 하나님께서 그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지어주신 이름입니다(삼하 12:25). 솔로몬 역시 하나님을 사랑했고(왕상 3:3),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이스라엘을 부유하고 강한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마음은 하나님이 아닌 세상을 향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에게 두 번 나타나셨습니다(왕상 11:9). 한 번은 일천 번제물을 드린 후이고(왕상 3:5) 또 한 번은 성전과 왕궁을 건축한 후였습니다(왕상 9:2). 그때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행함같이 내 법도와 율례를 지키라”고 하셨습니다(왕상 9:4).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율례는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며 그것들을 따르지 말라’는 것입니다(출 20:3-5 ; 왕상 11:10). 오직 하나님만이 유일한 여호와이시기 때문입니다(신 6:4). ‘여호와’란 ‘스스로 있는 자’란 뜻으로(출 3:14) 하나님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누가 지어낸 신이 아니라 영원 전부터 스스로 계신 분이십니다(시 93:2). 그 여호와께서 세상의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고(히 3:4) 그 만물의 생사화복을 주관하고 계십니다(삼상 2:6, 7). 사람 역시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호와만을 섬겨야 합니다. 그런데 죄로 인해 마음이 어두워진 인간은 썩지 않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 없어질 사람과 새와 짐승과 기어 다니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꿔버렸습니다(롬 1:21-23).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거주했던 애굽은 그런 우상들을 숭배하는 대표적인 나라였고, 그들이 들어가게 될 가나안 역시 애굽 못지않은 우상의 소굴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희는 너희가 거주하던 애굽 땅의 풍속을 따르지 말며 내가 너희를 인도할 가나안 땅의 풍속과 규례도 행하지 말라”고 엄히 경고하셨습니다(레 18:3). 이스라엘이 우상 숭배의 죄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나안 사람과 통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과 혼인 관계를 맺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명령이기도 했는데(출 34:15, 16 ; 신 7:3, 4), 그 이유는 가나안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을 돌려 그들의 신들을 따르게 할 것이 자명했기 때문입니다(왕상 11:2).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과 혼인 관계를 맺었고 아니나 다를까 하나님을 떠나 이방 신들을 섬겼습니다(삿 3:6). 하나님의 백성이 다른 신을 섬기는 사람과 혼인 관계를 맺으면 신앙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고후 6:14). 이를 잘 알고 있었던 솔로몬이었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했습니다(왕상 11:1). 어쩌면 그는 자신의 지혜를 과신했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앙을 지킬 수 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솔로몬도 결국은 다른 신들을 섬기고 말았습니다. 그가 늙었을 때 그의 아내들이 솔로몬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들을 따르도록 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의 신앙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많이 있습니다(마 18:7). 그 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면 신앙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불조심 표어 중에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꺼진 불은 다시 살아나지 않습니다. 만일 다시 살아난다면 그건 애초에 꺼진 불이 아닌 겁니다. 그럼에도 꺼진 불을 다시 보라는 것은 그만큼 불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마귀의 올무에 빠지거나 덫에 걸리기 쉽습니다(딤전 3:7 ; 딤후 2:26). 그래서 바울은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 했습니다(고전 10:12). 고린도 교인들 중에는 자신이 신앙생활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복음에 대한 지식이나 경건 생활에 있어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자만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최초의 사람인 아담도, 당대에 의인이요 완전한 자였던 노아도, 모든 사람보다 지혜로웠던 솔로몬도 다 실족하여 넘어졌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는 언제든 넘어질 수 있는 아니 넘어질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우리의 도움으로 삼아야 합니다(시 146:5). 아울러 마귀의 올무나 덫에 걸리지 않도록 신앙의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찍이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왕이 지켜야 할 규례를 알려 주셨습니다. 그것은 병마와 아내를 많이 두지 말고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라는 것입니다(신 17:16, 17).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사람을 교만하게 하고 마음을 미혹하여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왕은 말과 아내와 재물을 멀리해야 했습니다. 대신에 가까이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율법서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서 하나님 경외하기를 배우고 그 말씀을 지켜 행하라는 것입니다(신 17:18, 19). 그래야 교만하지 않고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며 백성들을 잘 다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고 마음을 미혹게 하는 것들을 멀리하는 것은 왕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시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지켜야 할 사항입니다. 그런데 솔로몬은 정작 가까이해야 할 것은 멀리하고 멀리해야 할 것은 가까이하므로 타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은 둘로 갈라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나누사 남유다는 솔로몬의 아들에게, 북이스라엘은 솔로몬의 신하였던 여로보암에게 주어 다스리도록 하신 것입니다(왕상 11:35, 36). 이것이 하나님께로 말미암은 것임을 알지 못했던 르호보암은 북이스라엘의 열 지파를 되찾기 위해 유다와 베냐민 지파에서 군사를 소집했습니다. 그러나 선지자 스마야를 통해 이스라엘의 분열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게 된 르호보암은 그 뜻에 순종하여 북이스라엘과의 전쟁을 포기했습니다. 이후로도 르호보암은 다윗과 솔로몬의 길로 행했습니다(대하 11:17). 그의 솔로몬이 타락하기 전에 하나님을 섬겼던 것처럼 그리고 그의 조부 다윗이 신실하게 하나님을 따랐던 것처럼 르호보암도 그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은 3년에 불과했습니다. 3년이나마 르호보암이 다윗의 길로 행할 수 있었던 것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유다로 내려온 사람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여로보암은 왕위에 오르자마자 금송아지 둘을 만들어 벧엘과 단에 두고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대신하여 그것을 섬기도록 했습니다(왕상 12:28, 29). 이는 북이스라엘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가서 예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또 숫염소 우상들을 만들어 섬기기도 했는데, 숫염소는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 있을 때 섬겼던 우상이기도 했습니다(레 17:7). 뿐만 아니라 레위 사람들이 제사장의 직분을 행하지 못하도록 그들을 해임하고 대신 보통 백성으로 제사장을 삼았습니다. 이에 레위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유를 버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때 이스라엘 모든 지파 중에서도 하나님을 찾으려고 마음에 결심한 자들이 레위 사람들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왔습니다. 그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정든 고향과 기업을 떠나 유다로 온 것입니다. 그들이 3년 동안 르호보암을 도와 유다를 강성한 나라로 만들었습니다.

르호보암은 나라가 견고하고 세력이 강해지자 교만해져서 하나님을 등지고 다른 신들을 섬겼으며(왕상 14:23) 백성들도 그를 본받아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행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 애굽 왕 시삭을 통해 유다를 징계하시자(대하 12:2) 르호보암과 백성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를 낮추었습니다.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께서는 이를 보시고 노를 돌이키사 그들을 다 멸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를 계기로 르호보암은 하나님을 잘 섬겼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는 또다시 악을 행했는데, 이는 여호와를 구하는 일에 마음을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솔로몬은 누구보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두 번이나 나타나셨고, 그가 원했던 지혜뿐만 아니라 부귀영화도 주셨습니다. 그것으로 솔로몬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부유한 왕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왕상 10:23).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솔로몬을 실족케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부를 잘 못 사용한 까닭입니다. 비록 그는 성전을 건축하는 등 나름 신앙을 위해서도 열심을 내기는 했지만 그의 아버지 다윗의 마음과 같이 하나님 앞에 온전하지는 못했습니다(왕상 11:6). 그의 아들 르호보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솔로몬이나 르호보암처럼 세상의 것들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다윗처럼 전심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신앙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