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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강해 :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2022. 10. 27.
성경본문 보기

마태복음 15장 1절 ~ 20절 ; 44절 ~ 46절[개역개정]
1 그 때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2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3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4 하나님이 이르셨으되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시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 하셨거늘
5 너희는 이르되 누구든지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6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
7 외식하는 자들아 이사야가 너희에 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일렀으되
8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9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하시고
10 무리를 불러 이르시되 듣고 깨달으라
11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12 이에 제자들이 나아와 이르되 바리새인들이 이 말씀을 듣고 걸림이 된 줄 아시나이까
1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심은 것마다 내 하늘 아버지께서 심으시지 않은 것은 뽑힐 것이니
14 그냥 두라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 하시니
15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이 비유를 우리에게 설명하여 주옵소서 |
16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도 아직까지 깨달음이 없느냐
17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18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19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20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설교문 보기

구약시대 왕궁에서 사관과 함께 국가의 중요문서를 기록 보관하고 율법을 필사하거나 연구해서 가르치는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들을 서기관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주로 레위인으로 신약시대에는 율법사 혹은 율법교사로도 불렸고, 대부분 바리새파에 속해 있었습니다. 바리새파에 속한 사람을 바리새인이라 하는데, 이는 '분리된 자'란 뜻입니다.

이들은 율법과 아울러 장로들의 전통을 아주 철저히 지켰습니다. 특히 정결 의식에 있어서 그러했는데, 예를 들면, 식사를 할 때는 반드시 손을 씻었습니다. 그리고 시장과 같이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갔다가 돌아오면 목욕을 했습니다(막 7:3, 4). 이스라엘은 먼지가 많은 지역이고 손으로 음식을 먹는 당시의 풍습 상 식사를 하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은 위생적으로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집 앞에는 물을 담은 항아리들이 놓여 있었습니다(요 2:6-8).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율법으로 강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성경[성문율법]에 식사하기 전에 손을 씻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바리새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하나님이 모세에게 주신 율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성문율법' 즉 글로 기록된 '토라'라고 불리는 모세오경이고, 또 하나는 모세가 직접 장로들에게 말로 전해준 '구전율법'입니다. 이 구전율법을 책으로 엮은 것이 '미쉬나'인데, 성경에서 말하는 장로들의 전통 혹은 유전이 바로 이 미쉬나입니다. 참고로 미쉬나를 주석한 책을 '게마라'라고 하며, 미쉬나와 게마라를 합쳐서 탈무드라고 부릅니다. 바리새인들과 달리 사두개파에 속한 사람들 곧 사두개인들은 구전 율법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성문율법인 토라만을 인정했습니다. 또 사두개인들은 바리새인들과 달리 부활과 영 그리고 천사를 믿지 않았습니다(막 12:18 ; 눅 20:27 ; 행 23:8). 그들은 오직 현세에서의 부유와 평안만을 누리고자 했습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성문 율법보다 구전 율법인 장로들의 전통을 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식사 전에 손을 씻어야 한다는 규정도 성경이 아닌 구전 율법에 의한 것이었습니다(막 7:3, 4). 그들은 씻지 않은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것은 그 음식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것을 먹는 자 역시 부정하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식사할 때 손을 씻지 않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예수님께 따지듯 물었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그러는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 때문에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명 중에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십계명의 다섯 번째 계명입니다(출 20:12).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비방하는 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라'고 하셨습니다(출 21:17 ; 레 20:9). 그런데 장로들의 전통에서는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드리려던 것을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면 자기 부모를 공경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합니다. 부모를 공경하는데 써야 할 돈을 고르반이라고 말하기만 하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해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장로들의 전통을 중시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 중에는 이를 악용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이는 결국 장로들의 전통을 빌미로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는 처사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하시면서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을 언급하셨습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사 29:13). 외식이란 '겉으로 꾸미는 것'을 말하는데, 헬라어[휘포그리테스(ὑποκριτής)’의 본래 의미는 무대에서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배우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속과 겉이 완전히 다른 사람, 남에게 보이기 위해 거짓으로 꾸미는 사람이 바로 외식하는 자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사람의 계명을 지키려고 정작 지켜야 할 하나님의 계명을 저버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하나님을 잘 섬긴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또 장로들의 전통 하나님의 계명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가르치며 강요했습니다. 입술로는 하나님을 경외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마음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이는 결국 하나님을 헛되이 경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잘 섬긴다고 하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않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위선을 책망하신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바리새인이나 서기관들처럼 하나님을 헛되이 경배하면서도 자신은 하나님을 잘 섬기고 있다고 긴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당신을 섬기는 백성들,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안식일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제물을 드리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팔아 예물로 드리려는 자들도 있었습니다(미 6:6, 7). 이러한 모습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얻기 위해서 자기의 전 재산을 바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한 믿음을 가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미가 선지자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려 줍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8). '정의'란 올바른 삶을 말하며, 아울러 모든 사람에 대해 공정하게 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인자'는 자비' 혹은 긍휼을 말합니다. 선지자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입을 열 때마다 정의를 외쳤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전혀 정의롭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스라엘이 멸망한 원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정의를 행하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예배와 제물과 찬양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암 5:21-23). 하나님을 예배하고 제물을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정의를 행하고 긍휼을 베푸는 것입니다. 이것이 없는 예배는 헛된 경배에 불과합니다. 예수님께서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우리가 먹는 것은 마음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배로 들어가서 나중에 배설물이 됩니다. 그러니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다고 해서 그 음식물이 사람을 더럽게 하지는 못합니다. 정작 우리를 더럽게 하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마음에서 입으로 나오는 것들 즉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과 탐욕과 질투와 교만과 어리석음입니다(마 15:19 ; 막 7:21, 22). 바로 이런 것들이 그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입니다. 몸을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이 정작 깨끗이 해야 하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은 온갖 악한 것으로 가득 차 있는데 몸만 씻은 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진정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섬기는 것입니다(마 22:37-40).

그런데 마가는 여기서 마태가 기록하지 않은 예수님의 말씀을 한 가지 더 추가했습니다. "...이러므로 모든 음식물을 깨끗하다 하시니라"(막 7:19). 구약성경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규정되어 있습니다(레 11장 ; 신 14장). 하지만 신약에서 이러한 구분은 없어졌습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식물이 다 깨끗하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막 7:19). 이는 예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라기보다는 마가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막 7:15-19)을 종합하여 결론을 내린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사실은 베드로의 환상을 통해서도 증명이 됩니다(행 10:12-15). 사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주신 식물은 그 자체가 부정한 것은 없습니다(롬 14:14, 20).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은 모두 좋은 것이며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딤전 4:4). 다만,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해야 합니다(고전 10:31 ; 벧전 4 : 11). 우리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종교적으로 매우 열심이었습니다. 하루에 세 번 기도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하며 또 철저히 십일조를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 칭찬은커녕 오히려 책망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신의 의를 드러내려 했기 때문이며, 하나님께 인정받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으려고 한 까닭입니다(마 6:1-6). 그들은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뭔지 알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알려고 하지도 않았는지 모릅니다. 그들 역시 목이 뻣뻣한 그들의 조상들처럼(출 33:3) 육신의 할례를 받았으나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하고 항상 하나님의 뜻을 거역했기 때문입니다(행 7:15). 그러면서도 마치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고 그대로 행하는 하나님의 사람들 인양 행세를 했습니다.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그들을 칭찬할지 모르지만 중심을 보시는 예수님 앞에는 외식하는 자요 위선자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이 율법을 지킨다고 자랑하면서 더 정작 율법의 더 중요한 요소인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기 때문입니다(마 23:23). 신앙생활에 있어서 형식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이고 우리의 삶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예배는 일상의 삶 속에서 우리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것입니다(롬 12:1). 정의를 실천하고 긍휼을 베풀며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 즉 삶으로 드리는 예배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삶이 예배가 되고 예배가 삶이 되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영화롭게 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