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ἐν/신앙칼럼

누가 크냐

yeum 2020. 11. 26.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 중에서 열둘을 택하시고 그들을 사도라 부르셨습니다. 

"... 제자들을 부르사 그중에서 열둘을 택하여 사도라 칭하셨으니 곧 베드로라고도 이름을 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와 야고보와 요한과 빌립과 바돌로매와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셀롯이라는 시몬과 야고보의 아들 유다와 예수를 파는 자 될 가룟 유다라" (눅 6:13-16)

이들은 대부분 유대지역 사람들이 천대하는 갈릴리 출신이고 제대로 배우지 못한 자들로 인식되었습니다(행 4:13[각주:1]). 예수님께서 왜 그런 자들을 사도로 택하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자들에겐 지난한 인생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이방의 갈릴리

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갈릴리의 한 동네 나사렛.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느냐?'(요 1:46)고 할 정도로 이곳은 별 볼일 없는 그저 그런 동네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한 목수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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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표적들을 보고 그를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참조. 신 18:15)로 확신하며 왕으로 삼으려 했습니다(요 6:15-16). 예수님께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시면 그를 따르는 제자들 특히 사도들은 분명 한자리 씩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하는 것이었는데 이 문제로 제자들은 종종 다툼을 벌였고(막 9:34 ; 눅 9:46 ; 눅 22:24) 인맥을 동원해 청탁을 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마 20:20-21 ; 막 10:35-37). 

이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마 20:25-27)

그리고 친히 섬김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셨습니다. 

유월절을 앞둔 만찬 자리. 예수님께서는 식사 도중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요 13:12)

유대인들은 식사 전 손과 발을 씻는 관습이 있었는데(참조. 막 7:3, 44) 다른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 것은 종이 하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더 크냐'고 다퉜던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라'는 의미로 보여주신 행동이었을 것입니다(요 13:14, 15).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교회에서는 세족식(洗足式, pedilavium)을 행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마음이겠지요.  

제자라면 마땅히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승의 이름을 내세워 무엇을 한들 제자로 인정받지 못할 것입니다(마 7:22). 직접 가르침을 듣고 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가까이 지냈다고 항변해도 소용없습니다(눅 13:26). 스승이 모른다는데 어떡하겠습니까?(마 7:23 ; 눅 13:27)
뭐, 사람들에게는 위대한 종이요 신실한 제자로 추앙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 20:28)

  1. '학문 없는 범인'이란 랍비 학교에서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평범한 사람[배운 것이 없는 천한 사람(공동번역), 배운 것이 없는 보잘것없는 사람(새번역), 배우지 못한 무식한 자(바른성경)]을 의미합니다(헤세드·레마/풀핏/호크마 주석).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