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 노아의 후손들(1)
대홍수 심판 후 인류는 노아의 세 아들 셈과 함과 야벳으로부터 새롭게 시작됩니다(창 9:19). 물론 노아와 그의 아들들은 셋의 계보를 잇는 아담의 후손들로 그들 역시 죄인이었습니다!
방주에서 나온 얼마 후 노아는 황폐해진 땅을 일구고 포도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그가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벌거벗은 채로 그의 장막에서 깊이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당세에 의인이요 완전한 자(창 6:9)라 칭함을 받았던 노아가 이런 실수를 범하다니 그 역시 허물 많은 인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아가 술을 만든 것일까요? 아니면 포도즙이 자연 발효되어 술이 된 것일까요? 홍수 이전에 술이 없었다는 가정 하에서 전자의 경우라면 노아는 포도주를 제조해 마신 최초의 사람이 되고 후자라면 포도주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됩니다. 사실 이 보다는 다음에 전개될 사건이 더 중요(?)합니다.
노아가 벌거벗고 누운 모습을 그의 작은 아들 함이 보고 그의 두 형제 곧 셈과 야벳에게 알립니다.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벗은 몸을 보지 않으려고 뒷걸음질로 들어가서 가지고 간 옷을 덮어 드렸습니다. 술이 깬 노아는 작은 아들이 자기에게 행한 일을 알고는 매우 화가 나 저주를 퍼붓습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의 형제의 종들의 종이 되기를 원하노라" (창 9:25)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함이 아니고 그의 아들 가나안이 저주를 받습니다. 불경스러운 일은 아비가 저질렀는데, 왜 그 아들이 대신 저주를 받은 것일까요? 그것도 넷째 아들(창 10:6)만 말이죠. 혹 가나안이 노아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아버지 함에게 고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함을 '가나안의 아버지'(창 9:18, 22)라고 강조한 점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예언적 성격의 저주였을 수도 있습니다. 1
어찌 됐든 가나안은 저주를 받았고 아비의 허물을 덮으려 했던 셈과 야벳은 축복을 받습니다(창 9:26, 27).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노아도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향년 950세였습니다(창 9:29).
- 함도 그의 형제들처럼 복을 받은 대상이었기 때문에(창 9:1) 노아가 그를 저주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월터 카이저, p. 111. 고든 웬함, p. 382. [본문으로]